이다혜 작가 신작 에세이 발표!
2019년 전작 <출근길의 주문>을 통해 사이다 같은 글로 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이다혜 작가가 전작의 짝꿍 같은 책 <퇴근길의 마음>을 발표했다. '출근길'과 비교한다면 당연히 '퇴근길'의 마음이 한없이 가볍겠지만, 사실 직장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퇴근길'의 마음도 그렇게 홀가분하지만은 않다는 데 동의할 것이다.
비단 밤에 이불킥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실수를 한 경우가 아니라도, 소소하게 남들은 모르지만 내 마음속에만 걸려 있는 어떤 찜찜함이나, 일적으로가 아닌 인간관계에서 트러블이 있었던 날도 있을 것이다. 성향에 따라 어떤 사람들은 퇴근과 동시에 '일' 스위치를 딱 꺼 버리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게 쉽지는 않으니까.
"일을 계속 사랑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감정, 위기, 커리어 관리법이 담겨 있다."라는 책 뒷면 소개글처럼, 이 책 속에는 저자의 여러 경험과 그 속에서 고비를 넘겨 가며 꾸준히 일한 기록들이 들어 있다. 퇴근 후 지친 마음에 공감과 휴식을 주는 책이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1. '오늘'을 산다
2. 퇴사 전에 일잘러부터
3. 위기 속 빛을 발하는 사람
4. 나를 잃기 전에, 지치기 전에
5. 커리어의 다음을 준비하는 법
이다혜 에세이, 나를 잃지 않으면서 꾸준히 일하는 방법에 대해서
얼마 전 지인의 인스타그램에서 위 글귀를 보았다. 마침 지난여름에 처음 서핑을 접해본 1인으로서(ㅎㅎ) 저 문장이 너무 공감이 되어, 어떤 책인지 물어 읽어보게 되었다.
이미 3년 전 퇴근을 마지막으로 나는 더 이상 어느 곳에도 속해 있지 않지만, 이 책은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꽤나 밑줄을 많이 그은 책이다. 일을 대하는 태도, 일하는 마음이 나와 비슷하다고 느꼈고, 계속 읽어 나갈수록 모두가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제목은 <퇴근길의 마음>이지만 내용에 더 맞는 제목을 붙여 본다면 '일하는 마음' 정도가 될 것 같다. 물론 같은 제목의 책이 이미 있고, 그 이유가 아니라도 지금의 제목이 된 이유는 충분히 알 것 같지만. 비슷한 이유로 '나를 잃지 않으면서 꾸준히 일하는 방법에 대해서'라는 부제가 붙은 것일 테고.
이다혜 작가의 글은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라는 에세이를 통해 처음 접했는데, 그때도 공감되는 문장이 많아 무릎을 탁 치곤 했는데, 아마도 분야는 다르지만 '글'을 다루는 직종이라는 공통점 때문인 것 같다.
일하는 일정이 아니라, '휴식' 일정을 먼저 잡고, 그다음에 '운동' 일정을 잡고, 마지막으로 '일'하는 일정을 잡는다는 작가의 말처럼, 최근에는 나도 운동 일정이 스케줄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아직 휴식까지 따로 일정을 잡을 정도로 바쁘진 않지만.
시간을 잘 쓰는 것과, 나의 상태를(신체적 상태뿐 아니라 정신적 상태도 포함) 살피는 것,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들인데 작가의 글을 보니 나는 아직 하수인가 싶었다. 쓸데없는 생각을 줄이고, 더 메모하고 계획하고, 손에서 휴대폰을 좀 내려놓고, 모든 시간이 섞이지 않도록 잘 쪼개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책 속 문장들
나는 아주 오랫동안 혼자 잘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없지만, 요 몇 년 새 나는 가능하다면 오랫동안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이고 싶다. (p.6)
결과가 좋으면 가장 좋겠지만,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도 무엇을 위해 시작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과는 당연히 다음 기회를 기약하고 싶어진다. (p.35)
잘 안된 것 같은 일 한 가지가 마음을 잡고 늘어질 때는, 잘한 일 아홉 개를 생각하자. 안된 일을 개선하기보다 잘된 일을 계속하겠다는 마음이, 우리를 더 살게 한다. (p.38)
경력이란, 업계에서 살아남은 자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그려낸 선이다. ...헤맨 순간들조차 돌아보면 그럴듯한 역사의 일부가 되어있다. 살아남는 데 성공해야 어디든 도달해있는 법이다. (p.43)
루틴을 만들고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내가 신경 쓰는 부분은 '최고'를 유지하기만큼이나 '최저'를 설정해 그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 하기다. 일하는 '과정'에 충실할 수 있는 내가 아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이런 '평상시의 나'를 다루기. (p.52)
파도가 칠 땐 파도를 타고, 파도가 없을 땐 물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다음 파도를 기다린다. 어떤 파도는 너무 거세기 때문에 타기가 어려울 테고, 어떤 파도는 나를 위해 만들어진 듯 나를 사뿐히 들어 옮길 것이다. 그 모든 파도는 한 번뿐이고 결국은 모두 지나간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잔잔한 바다에서도 높은 파도에서도 물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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