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 어땠어?> 인기 트위터리안 초등샘Z, 1학년 꼬꼬마들과의 1년간의 기록!
<오늘 학교 어땠어?>는 초등 1학년 교사의 3월부터 12월까지, 그리고 다시 봄이 되기까지, 일 년 동안의 일상을 담은 책이다.
초등샘Z는 퇴근 후 그날그날 학교에서 아이들과 있었던 기억하고 싶은 에피소드를 짤막하게 트위터에 올렸는데,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사랑스러운 1학년 교실의 모습은 초등샘Z를 금세 인기 트위터리안으로 만들었다.
'한때 어린이였던 우리 모두를 위한 초등 1학년의 반짝반짝 학교 적응기'라는 책의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단지 1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뿐 아니라, 독자 모두에게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웃음 짓게 만드는 글들로 가득하다. 동시에 나는 지금 어떤 어른인지 돌아보게 한다. 책 속 귀엽고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들을 보며, 아이들에게 믿을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 목차는 아래와 같다.
3월_ '괜찮아요'라는 말이 필요한 꼬꼬마들
4월_ 여덟 살이 배워야 할 가치
5월_ 한 뼘씩 자라는 아이들의 마음
6월_ 여덟 살, 무엇이든 해봐도 되는 나이
7월_ 가르치는 기쁨과 배우는 기쁨이 만나는 순간
8월_ 짧은 8월도 제법 바쁩니다
9월_ 한 번 더 웃어주고, 한 번 더 안아주고
10월_ 아이들의 다정함은 어디서 왔을까요
11월_마음의 온기를 나눌 줄 아는 아이들
12월_ 그리고 겨울방학, 우리의 안녕
다시, 봄_ 우리의 반짝이는 순간은 계속됩니다
"오늘 학교 어땠어?" 나도 매일 묻고 싶은 말!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 학기초 처음으로 참여수업에 갔을 때 아이들이 프린트를 뒤로 넘기는 모습이 왠지 엄청 기특하고 귀여웠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됐다! 여기에도 선생님의 엄청난 노력이 숨어 있었다는 걸 ㅎㅎ.
또 학기초 학부모총회 때(줌미팅으로 함) 담임 선생님께서 우리 반은 '어머니폴리스' 신청해 주신 분들이 많아 다른 반 몫까지 우리가 책임졌다며 뿌듯해하셨는데, 알고 보니 '학급대표', '녹색대표' 등을 뽑는 건 몇십 년 교직에 있었어도 방법이 없고 그저 하늘의 뜻에 맡겨야 하는 고난도의 미션이라고 한다. 그날 학부모총회 때 '학급대표' 자리가 아직 비어 있다는 선생님 말씀에, 순간 어색해진 분위기에 못 이겨 손들고 나설 뻔한 아찔한 순간도 떠오르고 ㅎㅎ.
책을 읽다 보면 수업시간, 쉬는시간, 급식시간 등 책 속의 모든 장면에서 우리 아이가 겹쳐져서, 입가에서 내내 흐뭇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복도에서 친구랑 뛰어다니며 장난치다가 옆반 선생님한테 혼났다는 우리 어린이, 오늘도 아랫니 흔들리는 거 신경쓰며 등교한 우리 어린이!
1학년 어린이랑 같이 사는 엄마로서 재밌게 볼 수밖에 없는 책이었고, 동시에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아이였고 또 비슷한 성향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우리 아이도 학교에서 이렇게 세심하고 사랑스러운 보살핌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무엇보다 전국의 모든 초등 1학년 교사 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은 문장들
1학년 수업 시간에 제일 많이 든는 말은 "선생님!!!!!!!!!!"(느낌표의 개수에 따라 경중이 다름). 내가 제일 많이 하는 말은 "괜찮아요." 너무나 궁금한 게 많고 모든 게 너무나 큰 일처럼 느껴지는 1학년을 진정시키는 마법의 말, "괜찮아요." 우리 꼬꼬마들의 1학년이 다 괜찮게 흘러가길!
1학년 교사가 가장 공을 들여 가르치는 것은 '스스로 해보기'와 '실패해도 두려워하지 않기'다. 그러니 '괜찮아요.'라는 말도 자주 쓸 수밖에. 무엇이든 스스로 혼자 해내는 그 과정을 지켜보고 응원하기.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응해주기. 온 세상이 너의 한 걸음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
교실에서 제일 눈여겨보고 일부러 불러 대화를 해야 할 아이는 '인싸(?)'도 아니고 말썽꾸러기도 아닌, 항상 조용하고 있는 듯 없는 듯한 아이다. 하루 종일 말 한마디 안 하고 집에 갈 것 같은 아이들에게 일부러 말을 걸고, 활동을 확인할 때 좀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피드백을 해주기 위해 신경 쓴다.
부모님들이 제일 걱정하는 건 아이의 교우관계, 사회성. 놀랍게도 집에서는 철부지 어린아이라 걱정하지만, 아이들도 학교에 오면 어엿하게 자기 몫을 해내려 애쓰는 사회인(?) 모드라는 사실을 대부분 모르심. 여덟 살들에게도 나름의 소셜 포지션(?)이 있답니다!
꼬꼬마들이 뭔가 어려운 일을 할 때 미간을 찌푸리고 끙끙거리는 게 정말 기특하다. 어떻게든 해내려고 애쓰는 그 의지가 눈부셔서 나도 모르게 하트 백만 개. 결국 도움을 청하러 나와서 내 설명에 집중하며, 무의식적으로 "응, 응." 대답하는 그 반말까지도 좋다. 조금씩 조금씩 자라는구나. 멋지다.
"여러분, 엄마 아빠가 태어났을 때부터 줄넘기를 잘했을까? 부모님도 초등학교 1학년 때 줄넘기를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해서 어른이 된 지금 줄넘기를 할 줄 아는 거예요. 포기하면 앞으로 줄넘기를 계속 못해요!" 펄쩍펄쩍 튀는 꼬꼬마들 옆에서 으쌰으쌰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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