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에는> 책의 기본 정보
- 저자/역자: 전미화 글, 그림
- 출판사: 사계절
- 쪽수: 44쪽
- 정가: 14,000원
- 분야: 유아 > 그림책 > 창작그림책
눈물이 많은 아빠와 일찍 철이 든 아들의 뭉클한 이야기!
그림책인데 첫 장면부터 먹먹하다.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저 짧은 두 문장으로 아빠와 주인공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가 충분히 전달된다.
아이와 아빠가 이사를 간 곳은 집이 아닌 봉고차였다.
아빠가 이불을 두고 침낭을 챙긴 이유가 이거였다.
이불은 어차피 쓸 공간도 없을 테니까.
갑자기 닥친 어떤 일 때문에, 아빠와 아이는 봉고차에서 생활을 하게 되고, 아이는 당분간 학교에도 다닐 수 없다.
공사장에서 일을 하게 된 아빠는 밤마다 아이에게 약속을 한다.
'다음 달에는' 학교에 갈 수 있다고. 그러나 그 약속은 좀처럼 지켜지지가 않는다.
사정이 어렵지만, 비가 와서 일을 쉬는 날이면,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는 다정한 아빠다.
그런데, 몇 달만에 차가 움직였다.
다음 달이면 학교에 갈 수 있다는 아빠의 약속은 여전히 요원하고, 상황이 더 나빠지는 듯하다. ㅠㅠ
그러나, 결국 아이는 다시 학교에 다니게 되고.
이제 아빠는 '다음 달에는' 작은 방을 구할 수 있을 거라는 새로운 약속을 한다.
그러는 동안 아이는 한 번도 아빠를 원망하지 않았다.
다만 아빠와 함께 있음에 감사하며, 아빠의 희망의 말에 힘차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누군가의 살아가는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달 밝은 밤>, <미영이>, <오빠와 손잡고> 등 그간 소외되고 외로운 아이들의 이야기를 묵묵하게 전해 온 전미화 작가의 그림책이다. 그림책이라고 하면 보통 귀엽고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가득할 거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지만, 아이들의 세계라고 해서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어떤 안 좋은 일을 겪을 때 어른에 비해 아이들이 느끼는 불안, 상처, 아픔이 더 클 테지만, 그걸 그려낸 책들은 많지 않다. 혹은 우리가 잘 보려 하지 않아서 발견하지 못한 걸까.
전미화 작가는 몇 년 전, 어떤 매체에서 본 자동차 가족의 모습을 보고 이 그림책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폐차처럼 멈춰 있는 봉고차가 아빠와 아들의 집이다. 그저 버려진 차로 보이는 이곳이 아들과 아빠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공간이다. 갑작스럽게 닥친 어떤 일 때문에 아빠는 공사장에서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지만, 그래서 아들에게 매일 '다음 달에는' 학교에 보내 주겠다고 훌쩍이며 약속을 하는 눈물 많은 아빠이지만, 아들의 끼니를 살뜰히 챙기고, 함께 목욕탕에 가고, 비가 와서 쉬는 날이면 도서관에서 아이와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누구보다 멋진 아빠이기도 하다.
멈춰 선 봉고차 안에서 매일 아들에게 하는 약속은 아빠의 다짐일 것이며, 멈춰 선 봉고차가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아빠와 아들의 삶도 앞으로 나아간다. 나아간 곳이 꼭 이전보다 더 좋은 곳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아빠와 아들에게 그건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 함께 나아가고 서로의 곁을 지키는 아빠와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다양한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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