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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되는 법> 리뷰

모래날개 2022. 12. 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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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사진
편집자 되는 법/ 이옥란 지음/ 142쪽/ 유유

 

<편집자 되는 법> 책 읽기 어려운 시대에 책 만드는 사람으로 살기 위하여

나는 편집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왜 읽었느냐고 묻는다면, 글쎄.. 편집자라는 직업이 좀 그렇다. 내가 뭐 하는 사람이다, 딱히 정의하기가 어렵고, 설명을 해도 사람들이 금방 잘 알지는 못하고, 설명을 길게 들을 만큼 이 일에 관심이 있지도 않다.

 

대학에 어떤 전공이 있어서 정해진 커리큘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인된 편집자 양성 과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물론 한겨레문화센터의 편집 강의나 최근에는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설립한 서울북인스티튜트[SBI]라는 출판예비학교가 생겨서, 편집자 과정, 마케터 과정 등이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그나마 나는 대형 출판사에 공채로 입사해서 나름 체계적으로 일을 배웠다고 생각하지만, 이직을 할 때마다 늘 새로운 마음으로 일을 접했으니, 책의 분야마다 프로세스가 조금씩은 다르고 또 출판사마다 고유의 업무 문화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에 따라서도 많이 달랐다.

 

어떤 것에도 표준이라 이름 붙이기는 애매한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이런 편집 관련 책이 보이면, 남들은 어떻게 일하나 궁금한 마음에, 혹은 내가 아직도 모르는 무언가가 있나 싶은 마음에 꼭 들여다보게 된다. 무엇이든 시험으로 평가받는 것에 익숙하고, 시험 결과에 따라 1등급, 2등급 나눠 내가 어느 정도에 위치한다는 걸 알아야 마음이 편한 교육을 받은 탓도 있으려나. 다 아는 얘기지 싶으면서도 읽어 봐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다. ㅎㅎ

 

기존에 출판된 <편집자란 무엇인가>(휴머니스트), <편집자 분투기>(바다출판사), <읽는 직업>(마음산책) 등의 책을 읽은 이유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언급한 책들이 편집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편집 실무에 관해 태도나 생각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책 <편집자 되는 법>은 조금 더 객관적으로 편집자라는 직업의 실무를 소개한 책으로 느껴졌다. 출판이나 편집 일에 관심이 있는 신입 혹은 2~3년차 편집자가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책으로 보였다. 책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머리말_ '업'으로서의 편집

1_ "근속 연수 3년, 실무 정년 마흔"

2_ 편집자는 판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3_ 편집 기획을 아십니까?

4_ 교정은 어떤 일인가

5_ 지원서 쓰는 법

6_ "너무 열심히 하지 마세요"

7_ 편집자는 혼자 일하지 않는다

8_ 관계 사이에 해자를 두자

9_ 제작은 어떤 일인가

10_ 편집자의 교양

맺는말_ 실무 정년 마흔, 자기 브랜드를 만든다면

 

책 속에서 

책 본문 사진
책 본문 사진

급기야 2017년 조사에서는 성인 40.1퍼센트가 한 해 동안 책(일반도서)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p.22)

 

출판은 유목민의 일이다. 자, 다시 정리해 보죠. 근속 연수 3년, 실무 정년 마흔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습니다. 이것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데서 편집자의 경력 관리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p.26)

 

출판 산업의 규모가 해마다 줄고 있을지언정 출판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출판 자체가 대중화되어서 개인이 '출판 행위'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으나 출판은 단순히 원고를 종이에 인쇄하는 일이 아니고 편집 공정을 거치며 원고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일입니다. (p.34~35)

 

책을 만드는 동안 우리는 책의 이런 특성을 잘 알게 됩니다. 내용이 책인가? 내용을 담은 형식이 책인가? 책은 이제 내용과 형식을 분리할 수 없는 매체입니다. 편집자는 책의 내용만 다루지 않습니다. (p.39)

 

사전에서는 교정(校訂)을 '남의 문장 또는 출판물의 잘못된 글자나 글귀 따위를 바르게 고침'이라고 풀었습니다만, 편집자의 입장에서 교정은 헤아려서(校), 바로잡는(訂) 일입니다. 교정의 모든 과정은 기본적으로 생각과 주제, 맥락을 헤아리는 일입니다.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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